전 세계에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들이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는 잠시 등장했다 사라지는 자동차가 있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모델명을 계승하면서 세대를 거듭해 발전하는 자동차도 있습니다. 이와같이 특정 자동차의 발전 역사는 해당 제조사의 개발 철학 또는 목표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자동차 중 세대를 거듭하며 발전한 자동차의 연대기, 그 네 번째 주인공은 쉐보레 임팔라입니다.

2015년 하반기에 국내 출시된 임팔라가 선전하고 있다. 경쟁 모델 대비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대기 예약자도 상당하다고 알려졌다. 현재 국내 준대형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임팔라'의 연대기를 시작한다.

 

1958년에 출시한 1세대 임팔라는 본래 쉐보레의 대형 승용차였던 벨 에어(Bel Air)의 가지치기 모델이었다. 최초에는 쿠페와 컨버터블의 두 가지 모델로 소개됐으며 독특한 형태의 A필러와 크롬 장식, 독특한 형상의 리어 펜더와 듀얼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또한 휠베이스를 벨 에어보다 연장해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으며 크롬 장식으로 고급스러움을 추구했다.

 

당시의 임팔라는 3종류의 엔진을 탑재했으며, 그 중 5.7L V형 8기통 엔진은 램제트 연료 공급장치(Ramjet fuel injection)를 옵션으로 적용해 최고출력 315마력을 발휘했다. 또한 리프 스프링(Leaf Spring)이 보편적이었던 당시에 코일 스프링(Coil Spring)을 적용해 승차감을 개선했다. 당시 125,480대의 쿠페와 55,989대의 컨버터블을 출시해, 쉐보레 전체 생산량의 1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1959년에 출시한 2세대 임팔라는 벨 에어 시리즈로부터 독립한 최초의 모델이다. GM의 대형 승용차용 'X-프레임'을 적용했으며 쿠페와 컨버터블에 4도어 세단을 추가했다. 지붕 높이를 기존 모델보다 낮추고 폭을 더 넓혔으며 이로인해 중량도 증가했다. 또한 리어 펜더의 테일핀을 강조했으며, 티어드롭(teardrop) 디자인의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1세대와 동일하게 3종류의 엔진을 탑재했으며, 옵션으로 6-way 파워 시트, 제한 속도를 초과하면 경고음이 울리는 ‘스피드 마인더’를 선택할 수 있었다.

 

1961년에 출시한 3세대 임팔라는 GM에서 새로 개발한 B플랫폼을 적용했으며, 기존 모델보다 박스형에 가까운 외형을 갖췄다. 쿠페의 경우는 돔 형태의 버블백(bubbleback) 루프 라인을 갖췄다. 4종류의 엔진을 탑재했으며 그 중 409cu in(6.7L) V형 8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09마력을 발휘했다.

 

1965년에 출시한 4세대는 새로운 프레임, 디자인, 서스펜션을 적용해 주행 성능과 차체 강성을 개선했다. 또한 1967년에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자사의 스포츠카인 콜벳에서 영감을 얻은 콜라병 스타일(Coke bottle styling)을 적용했으며, 3점식 안전벨트를 추가하면서 승객의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1971년에 출시한 5세대 임팔라는 GM 역사상 가장 긴 플랫폼인 B플랫폼(1971년에 개량됨)을 기반으로 제작했으며, 특히 1972년 추가된 컨버터블은 길이가 5.6m에 이르러 역대 쉐보레 승용차 중 가장 전장이 긴 모델로 기록되기도 했다. 1974년에는 스타일을 강조한 ‘스피릿 오브 아메리카’(Spirit of America) 한정판을 출시했다. 그리고 5세대가 단종되면서 임팔라 쿠페의 명맥도 단절됐다.

 

1977년에 출시한 6세대는 당시의 오일 쇼크 여파로 인해 차체와 엔진 배기량이 감소했다. 기존 모델보다 차체 길이를 280mm, 휠베이스를 140mm 줄인 실용적인 모델로 거듭났다. 미국 시장 최다 판매 모델에 다시 등극한 6세대 임팔라는 유명 자동차 전문지가 선발한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6세대 임팔라는 1985년에 카프리스(Caprice)에 대형 세단의 지위를 이양하고 단종됐다.

6세대에서 잠시 명맥이 끊겼던 임팔라는 1994년에 쉐보레의 대형 세단이었던 카프리스(Caprice)의 고성능 버전의 이름으로 부활했다. 1990년에 개량한 GM의 B플랫폼을 적용했으며 당시 카프리스 경찰차에 탑재했던 최고출력 260마력을 발휘하는 5.7L 스몰 블록 V형 8기통 엔진을 탑재했다. 또한 스포츠 사양의 서스펜션과 대용량 냉각 시스템, 디스크 브레이크, 두 개의 머플러를 적용했다. 7세대 임팔라는 1996년 12월에 단종됐다.

 

2000년에 출시한 8세대 임팔라는 GM의 W플랫폼을 적용해, 기존의 대형 세단에서 준대형 세단으로 세그먼트가 변경됐다. 3.4L와 3.8L V형 6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플랫폼의 변경으로 인해 기존 의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 방식을 적용했다. 2004년에는 3.8L 엔진에 수퍼차저를 장착해 최고출력을 240마력으로 증가시킨 SS(Super Sport) 버전을 추가했다.

 

2006년에 출시한 9세대 임팔라는 개량된 W플랫폼을 적용했으며 외형을 일신했다. SS버전에 쉐보레의 전륜구동 승용차 최초로 5.3L 스몰블록 V형 8기통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03마력을 발휘했다. 9세대 임팔라는 10세대 모델의 등장으로 인해 일반 시장에서는 2013년에 자취를 감췄으나 렌트카, 경찰, 정부 기관 납품용으로 현재도 생산 중이다.

 

2013년에 출시한 10세대 임팔라는 입실론2 전륜구동 플랫폼(Epsilon II FWD platform)을 적용했으며, 예각적인 라인을 적용해 남성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직선 형태의 프론트 그릴과 LED 주간주행등을 포함한 헤드램프가 강인한 인상을 부여하며, 쿠페 스타일을 강조하는 측면 디자인과 날렵하게 마무리한 C필러와 임팔라의 엠블럼이 인상적이다.

 

실내는 쉐보레 브랜드의 아이콘인 듀얼 콕핏 인테리어와 크롬, 우드를 적용해 역동성과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차체 길이에 비해 휠베이스가 짧은 편이지만 실내 공간은 넉넉하며 세미 버킷 타입의 가죽 시트를 적용했다. 등급에 따라 최고출력 199마력을 발휘하는 2.5L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최고출력 309마력을 발휘하는 3.6L V6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으며, 하이드라매틱 6단 자동 변속기는 캐딜락의 대형 세단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제품으로 부드러운 주행을 목표로 조율됐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대형 세단에서 준대형 세단으로 거듭난 임팔라는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향상시킨 10세대 모델을 통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 국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광활한 미국 대륙 출신의 준대형 세단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또한 국내에서 얼마나 활약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